긁적끄적

파란하늘이 눈물나..

나목 2007. 5. 3. 04:15
습관처럼 술을 마셔.


기왕이면 맘 맞는 사람과 조곤조곤 조용하고 여유롭게 마셨으면 좋겠어.

이젠 참 익숙해-

혼자 밥을 먹는 것도 익숙하고, 혼자 술잔을 기울이는 것도 익숙해.

하고 싶은 말은 참 많은데..

할 필요 없는 말이잖아.

할 가치가 없는 말이잖아.

내가 했던 말이 내 심장을 찌르는데 굳이 할 필요가 없지.


조금 마신 것 같은데.    오늘은 알량한 내 주량에도 별로 취하질 않네.

허허..

쓴 웃음만 나온다.

5시간 후면 또 수업 듣고 있어야 할텐데
지금까지 술이나 마시고 이런 의미 없는 말이나 긁적이고 있다니

군대를 갔다와도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구나 싶고.

아직 다 버리지 못했구나 싶어.


지난날이 아쉬운건 정서적 퇴행이라는데.

난 조금도 자라지 못하고 되려 뒤로만 향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

내가 미워.


난 잘 살고 싶은데.

난 정말 잘 살고 싶은데.

그게 참 힘들어.    잘 사는게 어떻게 사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그러기 위해 어떤 노력을 경주하고 있냐고 한다면 그것조차 별로 할 말이 없다..


난 참 제자리만 맴도는 것 같아.

노력이라는 건 단지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정해놓고
그곳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거라는데.

난 내 뱃머리가 어디를 향하는지 조차 모르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고 갑갑할 뿐이야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정말 없는데.

이렇게 시간만 가면 더 낙오되고 도태될 뿐인데.

난 그게 정말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싫은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노력이라는 것은 정말 보잘것이 없구나..


이러니 연두빛 새순을 봐도 기쁘지 않고, 파란하늘을 봐도 눈물만 글썽이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