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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도미노의 시작 `콜금리`
콜금리 내려가면 대출ㆍ예금금리도 내려가요
금리 내리면 개인 소비 늘고 기업 투자도 확대, 물가 상승 부담에 선뜻 내리기는 힘들어요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는 금융시장에서 최대 논쟁 중 하나가 한국은행의 콜금리 조정이다. 이를 두고 `내려야 한다` `그대로 둬야 한다` 말들이 많다. 콜금리는 무엇이고 이를 조절하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콜금리는 은행 간 자금거래를 위한 금리

=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금융기관이 다른 금융기관에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콜(callㆍ요청하다)`이라고 한다.

A라는 금융기관에 갑자기 자금인출 수요가 늘었는데 준비된 현금이 없다면 다른 기관에서 돈을 빌리게 된다. 이러한 거래는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출자한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이뤄진다.

콜거래는 90% 이상이 하루 만에 이뤄진다. 돈을 하루만 빌려 쓰고 곧바로 갚는 셈이다. 정해진 최장 거래 기일은 30일이지만 이만큼 오랫동안 자금을 빌리는 금융기관은 별로 없다. 금융기관들은 일시적 자금 과부족만 해결하면 되므로 보통 며칠 안에 거래를 끝낸다.

콜금리는 바로 이 같은 콜거래에 사용되는 금리다. 하루만 빌려도 해당 금융기관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데 그때 사용되는 이자율이 콜금리다. 이는 당연히 시장에서 결정된다. 콜자금 수요가 많으면 이자를 보다 많이 지급해야 돈을 빌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콜금리는 오른다. 반면 콜자금 수요는 별로 없고 공급이 넘친다면 보다 싼 이자에 돈을 빌려 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콜금리는 내려간다.

◆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것은 `금리`가 아니라 `목표`


= 그렇다면 한국은행은 어떻게 콜금리를 결정할까. 한국은행은 사실 콜금리를 결정할 수 없다. 앞선 설명에서 보듯 콜금리는 시장 수요ㆍ공급에 따라 형성된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전혀 힘을 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목표`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매달 콜금리 목표를 설정한다. 이후 시장에서 결정되는 콜금리가 이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콜자금 공급을 조절한다. 한은이 콜자금을 많이 공급하면 콜금리는 내려가고 공급을 줄이면 반대로 금리가 올라간다. 한은은 시장 추이를 지켜보며 콜금리가 자신들이 결정한 목표와 어긋나면 콜자금 공급 조절을 통해 괴리를 없앤다. 한은은 매월 한 차례(둘째주 목요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그달의 정책 목표를 결정한다.

◆ 콜금리 조절 통해 다른 이자율 움직임 유도

= 한국은행은 수많은 금리 중 왜 하필이면 콜금리를 조절하는 것일까. 이는 상대적으로 조작이 쉽기 때문이다. 콜은 금융기관 간 거래인 만큼 참가자 수가 적다.

한은이 예금금리를 조절한다고 가정해 보자. 수많은 사람이 예금거래에 참여하는 만큼 조작이 쉽지 않다.

한은이 예금금리를 조절하려면 전체 예금액을 통제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금융기관만 참여하는 콜거래는 참가자가 수십 곳에 불과하고 자금 규모도 크지 않다. 이에 따라 보다 쉽게 한은이 통제할 수 있다. 이러한 콜금리 조절을 통해 한은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전체 금리 조절이다.

초단기 거래 금리인 콜금리가 조절된다면 단기금리가 간접적으로 조절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콜금리가 0.5%포인트 올랐다고 가정해 보자. 이전보다 더 높은 이자에 콜자금을 빌려온 금융기관은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한다. 이에 개인이나 기업에 단기로 자금을 빌려주면서 금리를 인상해 더 많은 이자를 받아내야 한다. 이 같은 단기금리 인상은 중기금리 인상으로 연결되고 연쇄적으로 장기금리와 채권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금리 조절은 대출금리뿐 아니라 수신금리에도 적용된다. 대출금리가 올랐는데 수신금리가 제자리를 유지한다면 국민들은 예금 대신 다른 자산에 투자하거나 은행을 비난한다. 이에 은행들은 콜금리가 오르면 수신금리도 인상시킨다. 결국 콜금리를 시작으로 시장의 모든 금리가 오르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콜금리가 떨어지면 모든 금리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 금리 인하시 경제 효과

= 콜금리가 내려 대출금리가 내려가면 이미 빚을 낸 개인들은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소비를 늘릴 수 있다. 소비가 증가하면 기업 생산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이는 기업활동을 확장시킨다.

또 금리 인하로 기업대출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이는 투자 증대로 연결된다.

금리 인하 효과는 국내에 머무르지 않는다. 국내 이자율이 내려가면 국내 투자 수익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국내 자본 이탈이 늘어난다. 이는 국내 달러화 공급을 줄인다. 달러화 공급이 줄면 달러화 가치는 올라가고 원화가치는 내려간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환율 상승) 원화로 환산한 수출가격이 올라가 수출에 의한 이익이 더 늘어난다. 예를 들어 달러당 원화값이 900원에서 1000원으로 떨어지면 같은 1달러짜리 제품을 수출해도 손에 쥐는 소득은 100원이 늘어난다. 이러한 모든 효과는 경기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 경기 둔화를 걱정하는 정부여당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반면 경기가 상승하면 물가는 올라간다. 물건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가격이 올라가고 이는 경제 전체 물가 상승으로 귀결된다. 이에 올해 가파른 물가 상승을 염려하는 쪽에서는 금리 인하를 반대한다.

◆ 갈수록 어려워지는 통화정책

= 최근 들어 콜금리가 움직이면 장기금리까지 연쇄적으로 움직이는 관계가 약화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이 아무리 콜금리를 조절해도 전체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이는 시장 주체들이 다른 기대를 갖거나 시스템이 매우 복잡해지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콜금리 결정대로 시장금리가 움직여줘야 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데 시장금리가 미리 움직여버리거나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는 현상까지 벌어지기까지 한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여러 차례 "통화정책 수행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결국 금리를 내려도 생각만큼 경기 진작 효과가 없으리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참고로 이달부터 한국은행 정책 목표 금리가 콜금리에서 또 다른 초단기 금리인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로 바뀌었다. RP란 다시 사주겠다는 것을 전제로 파는 채권이고, RP금리는 이때 적용하는 금리다. 한은은 7일마다 RP 매매를 통해 시장에 개입하며 전체 시스템에는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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