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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아 무력수양에 힘을 쓸 필요는 없을까?

- 개벽,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실렸던 잡지(1922년 7월 25호)의 49호(1924년 7월 1일)






두 말할 것도 없이 오늘날 우리 조선 형제에게는 무력적 수양이 가장 절실히 느껴진다.

제국주의'군국주의의 그 백성들을 본받자는 것도 아니요 또는 그 주의主義를 세우기 위한 예비적 의미도 결코 아니다.

다만 주요 조건은 내적 외적을 물론하고 각자 개인으로서의 생존권을 호지護持하자 함이요

그 민족으로 조직된 그 사회를 건전케 하는 말이다.

결코 검을 차고 총을 메고 창을 휘두르자는 말은 아니다.

사정이 허락하지 않으니 별수는 없다 만은 만약 사정이 허락한다 하면 그것까지도 차고, 메고, 두르면서 지내면 더욱 좋겠다.


그러나 남을 침해하고 남을 탈취하야 자기뿐 이利하자는 침략적 무기는 결코 아니다.

개인으로는 생존 보장이요, 사회로는 질서 유지이겠다. 그러나 이것도 현 사회제도 아래에서 부득이하게 하는 말이다.


어찌 하였든 가난한 집, 미천한 집 자식같이 조선 형제는 아무 활기가 없다.

있다해도 열熱(열정)이 없고 강强(강함)이 없다.

골자骨子(뼈) 없는 사람같이 늘큰(좀 물렁물렁해져서 조금씩 늘어지거나 늘어질 듯한 모양)한 것이 사실이요,

물렁물렁한 것이 사실이요, 시들어가는 풀대같이 부들부들하며 허멀둥한 것이 사실이다.


주먹이 튼튼치 못하며 다리가 꿋꿋치 못하다.

얼굴이 핼쑥하고등이 구부러졌다.


누구와 싸움을 잘 못한다. 하지도 못하거니와, 하게 되면 뒷걸음부터 친다. 곧 항복하고 만다.

어찌 그리도 무기력 무담력한지 남과 싸우겠다는 용기가 없다.

공연히 남을 침해하자는 고의적 악투惡鬪가 아니라

남이 나의 생존권을 유린할 때에 그를 방어하지를 못하며 대항하지를 못한다.


그리할 용기가 없다. 그래서 개인으로나 단체로나 도처에서 억울한 눈물을 뿌리고 있다.

우리는 반드시 피를 끌일 필요가 있고 우리는 반드시 팔다리를 꿋꿋하게 할 필요가 있으며 얼굴을 붉힐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용맹한 투사가 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사람으로서의 당당한 생존을 보지保持하기 위하여.

정신 방면으로 육체 방면으로 공축恐縮만 당하는 금일今日 우리의 처지이니까

내內로 영양문제, 외外로 침해문제에서 어찌 할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미지근하나마 피가 있고 부들부들하나마 뼈가 있으니까 능력이 되는 데까지 수양만 쌓으면 될 수 있는 것이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산야에서 닿는 대로 무력적 수양을 쌓을 필요가 있다.

축구도 좋고, 야구도 좋고, 철봉도 좋고, 곤지棍枝도 좋고,유도도 좋고, 격검擊劒도 좋고,

경주競走도 좋고, 高廣跳(높이뛰기와 멀리뛰기)도 좋다. 바위를 들었다 놓았다함도 좋고, 나무를 뺏다 꽂다 해도 좋다.

무엇이든지 좋다.


뼈가 굵어지고 피가 씩씩할 것이면 다 좋다.

어쨌든 약弱으로 강强에, 패敗로서 승勝에, 다시 말하면 누가 보든지 감히 모욕을 못할 만한

건전한 투사가 되기까지 무력적 수양을 쌓을 필요가 절실히 있다고 한다.

제로라 하는 일본인도 여기에 있고, 패하였지만 그래도 씩씩한 독일인도 여기에 있고,

또 우리의 옛적 고구려의 강强도 여기에 있다.






- 옛 그림에서 만난 우리무예 풍속사, 허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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