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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탐구

2007.01.21 지하철

나목 2008. 1. 21. 22:54
학원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공부는 생각만큼 잘되는 것 같지 않고...
(희박한 집중력이여 ㅠ)

여튼,  자습실에 엉덩이만 겨우 겨우 붙이고 있다가
정오가 되어서야 주섬주섬 짐을 챙겨 나왔더니 새벽부터 쏟아지던 눈은 아직도 내리고 있었지만
부지런한 서울사람들 발자국 사이에서 쌓이지도 못한 눈은 매연과 함께 도로에 검은 얼룩으로 흐르고 있었다.

오가는 사람들 틈에서 부지런한 걸음으로 들어선 지하철에서
나도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단어장은 폈건마는 역시 눈에 들어오지 않는 단어들..
눈가를 겉도는 단어장을 이내 덥어버리고 아이팟에 볼륨을 높이고 눈을 감았다.

익숙한 달콤한 향기..




아오리다.




풋풋하고 달콤한 사과향에 눈을 떠 보니 옆 자리엔 적당히 긴 머리의 여자생물이 앉아있다.

향수일까..  샴푸인가..


그러고 보니 그 여름날  그 친구에게도 이런 향기가 났었지..


어두운 기찻길의 터널 속에서 우리는 어떤 많은 말을 했었고 또 들었던 것 같았지만
늦도록 오지 않던 기차를 기다리던 그 터널속에 기억마저 두고 온 건지
터널을 따라 흐르던 축축하고 매캐한 바람에 향기만 실려 온건지..   

알 수는 없으나

또 다른 터널속에 달리는 전차에서 만나는 익숙한 향기는 헝클어진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 처럼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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