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절에 가서 절집만 보고 왔다 요사채 아궁이 동자승이 두드리던 부지깽이만한 말씀 한 도막 못 얻어 왔다 오늘도 절에 가서 절 뒤의 산줄기만 보고 왔다 오늘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왔다 십 년 넘게 얼굴을 아는 사람이 많았지만 마음 속 한 치도 못 들어가 본 사람은 더 많았다 - 도종환 시인 '오늘도 절에 가서' 2007년 1월 1일 순천, 송광사. foto by 나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