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늦은 시간까지 혼자 술잔을 기울인다. 방에 있던 양주병들은 이제 빈병으로 굴러다니고, 오늘도 결국 와인 한병을 다 비웠다. 네 생각에 이렇게 마시면 이리도 늦게까지 잠들지도 않고 마시는 걸. 너와 함께 있을 땐, 얼마 먹지도 못하는 주량에 참 급하게도 쏟아부어 언제나 내가 먼저 잠들었었지. 우울하고, 적막하고, 그립고, 안타깝고, 답답하고, 갑갑한 이 감정을 가눌 길이 없다. 술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본질을 흐리게 하고 ... 알어. 다 아는데. 그래도 어쩌라고. 네가 보고 싶으면 술이나 마실 수 밖에.
긁적끄적
2007. 6. 9. 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