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感)

낯선 세계와 낡은 세계.

나목 2007. 6. 20. 07:0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오래
전이지만,다시 태어난다면..

열대의 따뜻한 바다 속에서 사는 물고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과거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고,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예쁜 산호초와 해초들 사이에서...헤엄치는 것만이 전부인 단순한 삶이 그리웠다.


그 다음에는, 아주 명확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물건이 되고 싶었다.

이를테면 연필이 되어 평생 글씨만 쓴다거나,
 
지우개가 되어 평생 무엇인가를 지우기만 한다면..

좋을 것 같았다.



나는 누군가 '너는 무엇 때문에 태어났으니 그것만 하면 살아가면 그만이다'라고..

이야기해주기를 원했다.


 

인간이란 왜 이렇게 복잡한 뇌를 가지고 태어났을까?

바라는 것도 많고 원하는 것도 많고 얻고 싶은 것도 많고,

실망도 잘하고 후회도
잘하고 변심도 잘한다.

이 길로 걸어가면서 저 길이 아닌가 갈등하고, 다른 길로 접어들어서.. 

과연 이게 잘한 짓인가 갈등한다.

끝없이 복잡한 것들을 추구하면서 또 단순해 지고 싶어하고,

단순한 것에는 결코 만족하지 못하면서..

금방 싫증을 낸다.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일에
발목을 잡히고,

해답 없는 사랑에 한눈을 팔면서.. 자신을 잃어간다.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구속이 없는 외로움을 견뎌내지 못한다.



결국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은..

우리의 인생에서 사라지고, 텅 빈 손으로 삶의 나머지 날들을...

견뎌야 하는 것은 아닐까?



- 낯선 세계와 낡은 세계, 황경신(pape
r Jan. 2007)


 

신 paper Jan. 2007 -

[선 세계와 은 세계] 중에..。

' > (感)'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이트 上 // dcinside.com  (0) 2008.04.20
어재연 장군기의 귀환  (0) 2007.10.23
클량 어록  (0) 2007.06.10
10년이 지나도...  (0) 2007.04.02
어장관리  (0) 2007.03.27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