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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적끄적

넌 꿈이 뭐니? (1)

나목 2007. 9. 29. 11:05
어릴 적엔 참 많이 자주 들었던 말인데

한살 한살 먹어가면서 점점 듣기 힘들어지는 말 중에 하나가 아닐까..


저 앞가림만 하기에도 팍팍한 세상이라 상대의 꿈 따위엔 관심이 없는 지도
아니면 이 놈의 사회가 젊은이들이 꿈꾸기엔 너무 가혹하서 서로 쉬쉬하는 것인지도 모르지.



예전에 학원에서 선생노릇을 할 때 였어.

내가 아이들에게 했던 말 중에 가장 잘한 말이 무엇인고 하니 꿈에 관한 이야기었어.
(걔들이 받아들인게 아니구 내가하고 나서 느낀거 말야^^:)


어떤 얘기였냐면,




'꿈은 명사가 아니다.'   라는 거야.





넌 꿈이 뭐야?라고 물으면 나이가 올라가면서 '없어요-'란 대답의 비중이 점점 올라가긴 하지만

그래도 많은 아이들이 꿈을 꾸고, 꿈을 위해 살아가.

근데 문제는 그놈의 꿈이 죄다 명사형이라는 거야.



과학자.  좀 더 구체적으로 핵물리학자. 이런 식이지.

선생님. 좀 더 구체적으로 초중고 중 과목까지 선택해서.  이런 식.


그렇다면 핵물리학을 배우는 대학원생만 되어도 꿈을 이룬걸까? 교수가 되어야만 꿈을 이룬 걸까?
선생님으로 임용받으면 꿈이 이루어졌으니 이제 후회없는 삶을 산걸까?

초임 선생의 나이는 기껏해봐야 24살부터 인데 말야.


꿈이란 평생가지고 가는 거 아니겠어?

그러니 꿈은 명사가 되어선 안돼.


플라즈마 기술을 대중화하여 깨끗하게 지구를 밝힐 핵물리학자.라던가

정년이 되는 순간까지 촌지따윈 받지 않는, 선생짓하는 놈이 아닌 선생님이 되겠다.라던지 말야




그래서 내 꿈은 뭐냐구?

그래서 난 좋은 사람이 되는게 꿈이야.


부모님께 좋은 아들이 되고 싶고, 벗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싶고,
귀감이 될만한 좋은 선배가 되고 싶으며, 선배들에도 좋은 후배가 되고 싶어.
연인분께 정말 좋은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고 말야.

좋은 사람이라는게 기준도 없는 애매한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야하지 않겠어?


어머니 저잣거리 가실 때 손잡고 나가서 장바구니 들고 들어온다던지-
얘기에 맞장구 쳐드린다던지 말야.  또 가끔씩은 부모님 위해 요리도 해보구 말야

연인분께 대하는 거 반만 어머니께 해드리면 정말 좋아하실텐데..란 생각이 든 적이 있었어.

나도 경상도 사내라^^ㆀ  첨엔 좀 어색했지만 해버릇하니 또 할만해.


생각난 김에 집에 전화 넣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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