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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적끄적

2009 WANNABE KU

나목 2008. 10. 5. 21:31


   10월 10일, 09학번 예비 신입생들이 2학기 수시입학 면접을 보러 학교로 온다고 한다. 저마다 대학에 대한 기대를 품고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면접을 보는 것이다. 자신의 비전과 실력을 잘 저울질하여 우리 배움터에 새내기가 되기위해 지원한 그들에게, 그리고 우리 배움터의 학우들에 다소 씁쓸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본인이 건국대학교에 입학한지도 벌써 5년이 지났다. 새로운 건물도 하나씩 생기고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학교가 점점 발전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서울캠을 보면 나는 속도로 변해가는 서울캠과 걷는 속도로 변해가는 우리캠의 모습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신문을 펼쳐보면 재단규모가 전국대학 중 서너순위에 든다고 하는데 도서관에 열람실은 고작 160여석 밖에 없고 신문방송학과나 경영학과는 전공수업을 콩나물 시루같은 강의실에 1백 몇십명이 빼곡이 들어차서 마이크를 쥔 교수님께 수업을 듣는다. 강의 분반을 해달라고, 강의실을 열람실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더니 학교에 빈공간이 없다고 한다. 새로운 강의동 건물을 올릴 예정도 현재는 구체화된게 없다.

   학생이 학교에게 요구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수업권이 아니었던가. 매 학기 수강신청에 실패한 학생들은 수강신청과목 추가요청서를 들고 교수님을 찾아다닌다. 그러고도 수강에 실패하여 한도학점에서 부족하게 듣기도 한다. 확보한 교원에 맞게 수업을 짜는 것이 아니라 다전공과 부전공 학생들을 고려하여 적절한 수요를 예측하여 수업을 짜는 것이 아니라 매년 해왔던 수업을 유지하기 때문이 아닌가. 학우들의 교육서비스를 위해 서포트하는 학교가 아니라 학우들과 유리된체 매년해왔던 일들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서비스 뿐만 아니라 강의실에서도 문제는 끊이질 않는다. 노후기자재와 강의실 설비가 그것이다. 프리젠테이션 수업에 되려 방해가 되는 형광등설비와 유선마이크를 들고 수업하시는 교수님은 21c의 모습이라고 하기엔 어색하기만 하다. 마이크 선보다 먼 곳에 앉은 아이들은 수업에 집중하기도 쉽지 않아 여러 교수님들이 학교에 무선 마이크를 구매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예산부족의 이유로 반려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습수업에 쓰이는 기자재도 20년도 훌쩍 넘어 노후 되어있다. 내구연한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110V 전력을 사용하거나 고장으로 사실상 이미 불용인 것들이 자리를 잡고 있기도 하다. 수업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의 라이센스 계약이 만료되었음에도 갱신하지 않아 지난학기 수업에 지장을 받기도 하였다. 결국 문제는 예산과 관련된 것이다. 요즘 한창 돈 많은 학교, 뜨는 학교로 이름이 높은 건대가 어찌해서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미숙한 운영을 보이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의 재무정보가 궁금하여 관련법을 알아보니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에대한특례규칙에 의해 2005년 결산부터 홈페이지에서 공시하고 있었다. 그 중에 2007년도 결산서를 보았다. 우리학우들은 일반적으로 서울캠과 우리캠의 차이가 3:1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학부기준, 입학금과 등록금을 비교하면 약 984억 7천만원과 534억 2천만원으로 2배도 되지 않는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등록금 수입 외 전입금 수익은 어떤지 보니 서울캠은 30억원, 우리캠은 20억원 정도의 전입금 항목이 있었다. 하지만 정부출자금인 BK지원금 항목을 제하고 나면 서울캠은 20억원, 우리캠은 0원이다. 지출내역을 보면 연구비 97억원과 31억원, 장학금은 24.4억, 8.3억원, 학비감면은 23억원, 7억 6천만원으로 전체적으로 서울캠 대비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그로 인해 우리가 입는 피해는 학교시설을 통해도 알 수 있다. 상허기념도서관의 열람실 좌석 수는 중원도서관의 무려 14배가 넘는 2364석(도서관 전체 2979석)의 으로 우리 도서관의 160석은 부끄럽기만 하다. 대학도서관이 아니라 고등학교의 독서실이라도 규모가 있는 학교는 이보다 클 것이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바라보면 고쳐야 할 곳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관심이 없다면 지금도 앞으로도 자부심보다는 타성에 젖어 그저그런 학교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참고 견뎌서 졸업하게 될 것이다. 작금의 현실을 학우들에게 알리고 여론을 만들어야할 총학생회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연말연시에 서너번에 걸친 등록금 협의에 직접 참가하지는 못하였지만 회의록을 보니 등록금이 너무 많이 올라 학비 맞추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있었다. 학생들의 대표로 협상장에 들어섰다면 감정에 호소하는 것은 지양하고 프로답게 협상에 임했어야한다. 매년 무섭게 오르는 등록금만큼 재단에서 학교로 투여되는 예산도 과연 그만큼 증가되고 있는가. 이러한 사실은 누가 체크하고 준비하고 있는가. 서울캠과 학생 1인당 투여되는 예산규모 비교나 재단전입금의 %가 어떻게 다른지, 연대 캠이나 고대 캠과는 어떻게 다르고 어느 부분이 미진했는지 조사하고 분석하여 수치와 데이터를 가지고 협상장에 들어간다면 등록금이 오른다고 해도 최소한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더 많은 재단전입금을 우리캠퍼스로 끌어들이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본 기사는 건국대학교 충주캠퍼스 교지 중원춘추 08년 겨울호로 발행되었습니다.

PS. 본 기사는 본인이 작성한 원본 기사로 실재 중원춘추에 실린 기사와는 표현에 있어 
      다소 차이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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