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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 대학로
연극계 마당발의 '절대미각'
'장(張)'의 사장 지영랑씨는 그동안 본 음식점 사장 중 최고의 인물이다. 예술인을 사랑하는 면에서 그렇다. 그는 어릴 때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다. 꿈을 이루지 못해서인지 나름대로 배우를 지원하는 방법을 찾게 됐다. 그것이 지 사장의 장기인 요리. 지 사장은 공연이 있으면 배우들이 먹을 음식을 손수 만들어 찾아간다. 대가를 바라는 게 아니다. 그냥 그렇게 하면 행복해서 그런다. 배우들에게는 '하늘나라에서 온 귀인'인 셈이다.
그가 이 음식점을 차린 것은 1987년. 지금까지 음식점을 하면서 이윤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돈보다는 사람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 시장의 경영관은 자연히 이 집을 배우들의 집합소로 만들었다. 어느새 지 사장은 '연극계의 마당발'이 됐다.
그러나 아무리 사장의 인품이 좋아도 음식이 맛 없으면 누가 찾겠는가. 지 사장은 "자신은 드라마 '대장금'의 주인공처럼 '절대미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번 맛본 것은 그대로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만큼 요리라면 자신이 있다. 지 사장의 요리 실력은 할머니 유전자다. 지 사장의 외할머니는 된장찌개를 끓일 때 신김치국물을 넣었다. 김치국물이 된장맛을 더욱 배가시켰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이런 시도로 지 사장 할머니는 새로운 맛을 만들어냈다. "그 피를 받은 것 같다"는 지 사장 역시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 남들이 석유풍로에 밥해 먹던 어린 시절에도 미군부대에서 나온 매직오븐레인지 수준의 요리기구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요리라면 최고의 취미이자 일이었다. 지금 이 집에서 나오는 음식의 상당 부분이 그의 개발품이다.
이렇게 맛과 사람이 좋으니 배우들이 찾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모든 배우가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지 사장은 자기가 싫은 사람은 안 받는다. '연기도 못하면서 배우입네 하는 사람' '우리 것인 토속극은 멀리하고 번역극만 고집하는 사람' 등은 퇴출대상이다. 왔다가 쫓겨난 사람도 있단다. 이런 주인은 처음이다.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이 집에는 정치-경제계 인물도 많이 온다. 고건 전 총리 역시 단골이다.
'허겁지겁' 먹어야 할 정도로 맛있는 이탈리아식 홍합구이를 15,000원에 먹을 수 있다. 이탈리아식 홍합죽(소)은 12,000원, 봄베이 카레는 9,000원이다. 오전 11~밤 12시까지 운영하며 2층과 3층 합해 모두 1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다. 음식재료는 진부에서 수십만평의 농장을 하는 외삼촌이 보내준다. 나머지 재료는 시장에서 지 사장이 직접 사온다.
<진어>
- 마포구 연남동
참치 도사의 일품요리 '강추'
참치전문점 '진어(眞魚)' 사장 김철송씨(54-사진)는 평생 참치로만 밥을 먹고 산 사람이다. 김 사장은 참치 관련 직종에만 30년 이상 있었다. 참치 유통회사에서부터 참치잡이 선박회사, 참치 잡이를 위한 외국의 기지 근무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 참치를 수입해 유통하는 회사를 창업해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김 사장이 참치전문점을 차린 것도 그렇게 얻은 지식을 버리기 아까워 낸 것이라고 할 정도다.
이 집의 특징은 사장이 참치를 잘 알고 있으니 좋은 고기를 싼 가격에 들여올 수 있고 사장이 직접 새로운 참치요리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손님은 싼 가격에 새 음식까지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참치의 원래 이름은 이 집 이름인 진어(眞魚)다. 1958년 국내 최초의 원양어선이 인도양 시험조업에서 어획한 길이 3m의 대형 물고기를 당시 대통령인 이승만 박사가 경무대 뜰에서 보고는 "이것이 정말로 진짜 고기랍니다"라고 했단다. 이에 따라 진어(眞魚)라고 명명됐지만 고문헌에도 한자 이름이 없는 최초의 희귀 물고기를 왜 한자로 정하느냐는 한글학자들의 건의에 따라 한글로 풀어서 '참치'라고 했다. 그러니 우리 이름이 참치일 뿐 학명은 참치가 아니다. 참치는 농어목 고등어속 다랭이과에 속한다. 이 고기의 종류는 60여가지에 이르지만 보통 우리가 먹는 것은 다랭이류 5가지, 새치류 5가지다. 이처럼 다랭이와 새치류로 분류하는 이 고기는 어종별, 부위별로 맛이 다를 뿐 아니라 같은 어종도 어장별, 어획시기별, 보관방법, 처리방법에 따라 질과 맛,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이중 '고기 중의 왕' 참다랭이는 어획 즉시 바다에서 헬리콥터로 이송하여 비행기편으로 운송, 빙장상태에서 식탁에 오르면 200~300㎏ 나가는 생선 한마리가 자동차 한대값보다 비싸다. 이외 눈다랭이, 황다랭이, 날개다랭이, 가다랭이 등이 있다. 황새치-청새치-녹색치-백새치-돗새치가 있는 새치류는 한국과 일본에서 횟감으로 많이 사용한다.
김 사장은 참치를 잘 알고 손님을 진실로 대하기 때문에 참치 아닌 것을 참치인 양 손님을 속이는 일은 없다. 또 지금은 14년 경력의 주방장 최영석씨(35)가 회를 뜨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 사장이 직접 주방에서 회를 떴다. 주로 단골 손님이 많고 오전 11시~밤 11시까지 영업한다. 참치회 보통부위는 17,000원, 고급부위는 28,000원(다른 집보다 2만원 정도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 가족특선회라고 모듬부위가 나오는 것은 60,000원에 2~3인이 충분히 먹는다. 이 의원은 "주차도 불편하고 교통도 불편하지만 그 이상의 맛이 있기 때문에 자주 찾아온다"고 말할 정도로 이 집의 참치맛은 한마디로 '끝내준다'.
<둥지>
- 청담동
생선 조림 국물이 '끝내줘요'
진미령이 소개한 집은 서울 청담동에 있는 한식집 '둥지'다. 이 집은 지난 6월 16일 오픈한 음식점계의 갓난아기다. 그런데 맛만은 수십년 전통이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주방장 김순희씨(57)가 전남 영광 법성포에서 수십년을 생선조림만으로 장사를 해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장 김상순씨(50-사진)가 지방에 갈 때마다 이 집에 드나들며 친해진 후 김 사장이 음식점을 차리게 되자 불러들였다. 원체 음식을 잘하고 음식점 찾아다니는 것을 취미로 여길 정도로 미식가였던 김 사장은 음식점 차리는 것이 평생원이었다. 진미령은 음식점으로 성공하는 조건으로 사장이 음식을 프로급으로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든다. 사장이 그날 그날의 맛을 체크할 줄 알아야 음식맛이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진미령의 말대로 김 사장은 직접 음식을 만들 줄 알 뿐 아니라 스스로가 프로급 요리사다. 사장-주방장 모두가 수십년 된 프로 요리사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이 집의 음식은 진미령의 말대로 가위 '아트'다.
우선 이 집의 조림은 다른 집과 다르다. 생선조림은 국물이 거의 없는 음식. 하지만 이집의 생선조림은 국물이 많다. 그 국물이 '술국'이라는 말로 대체할 만큼 맛있고 시원하다. 진미령이 이 국물을 처음 맛보고는 가만 생각하다 김 사장에게 '가는 국수'를 가져오라고 하더니 조림 국물에 비벼먹었단다. 그 후 이집에서는 이런 방식의 국수요리도 내놓고 있다. 이 조림 국물은 주방장 김씨가 생선에서 육수를 뽑아내 만든 것이다. 생선에서 나온 육수로 조림을 하니 그 맛이 오죽 좋겠는가. 양념으로 맛을 내는 집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다.
주방장 김씨가 이런 요리를 하게 된 것은 시집을 가서다. 시집이 법성포였는데 당시 그곳에는 저장법이 발달하지 않아 조림요리가 없었다. 시집은 큰 배를 서너척 가지고 있던 선주였는데 시어머니가 못하는 음식이 없을 정도로 실력가였다. 김씨는 시어머니의 조리법을 그대로 전수받았다. 그리고는 음식점을 냈는데 한번 먹어본 사람은 모두가 단골이 됐다. 그 음식점 이름이 '둥지'였다. 김 사장은 그 맛을 이어가라고 자신의 음식점도 '둥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마른 굴비와 김치는 반드시 종업원이 손으로 찢어준다는 것.
재료도 4군데서 가져온다. 병어는 목포, 고등어는 여수(몸통)와 제주도(통째), 전복이나 건어물은 완도에서 가져오는 것이다. 음식점이 주변의 나무와 어울려 분위기가 있을 뿐 아니라 사장이 미인이어서 찾는 이가 더 많다. 지하와 1-2층으로 돼 있고 모두 160석이 있다. 가격도 싼 편이어서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 둥지백반이 6,000원. 3인까지 먹을 수 있는 고등어조림(2인)이 22,000원, 병어초회 30,000원, 낙지초회 50,000원, 병어조림(중)30,000원 등이다. 이미 연예계에도 소문이 나 남희석-이경규-길용우-김세화 등 많은 연예인이 자주 찾는다. 이외 스포츠맨과 경제인 중 단골이 많다. 서상록 전 삼미 부회장은 매일 출근하다시피한다. 주차 가능하고 오전 10~밤 10시까지 연다. (02)511-7892
찾아가는 길
강남 학동사거리에서 청담동사거리쪽으로 100m직진 후 신호등 앞에서 왼쪽 탑 웨딩, 오른쪽 효성골프연습장(크라이슬러 매장) 골목으로 들어가 삼거리에서 좌회전, 10m만 가면 나온다.
<예향>
- 역삼동
그가 소개한 집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전라도 음식 전문점 "예향(藝鄕)'. 그는 이 집이 "서울에 올라온 전라도 음식점 중 가장 정통으로 전라도 음식을 하는 집"이라고 말한다.
전라도 음식으로 20대의 건강을 유지하는 호방한 성격의 우리 시대 대표 스포츠인 이 총장. 그의 말을 듣다보면 전라도 음식이 더욱 빛나는 듯싶다.
찾아가는 길 : 강남 제일생명사거리에서 경복아파트 사거리로 가다보면 오른쪽에 스포월드 스포츠센터가 있다. 이 건물을 끼고 우회전해 10㎝만 가면 된다. 스포월드 스포츠센터 주차건물 옆에 있다.
<이닝>
- 청담동
담백해서 질리지 않는 맛
이승철씨가 점심-저녁을 거의 여기서 먹고 바쁠 때도 최소 이틀에 한 번은 반드시 찾는다는 청담동 중국음식점 '이닝(Yi ning)'은 최고의 중국음식점문가가 모인 집이다. 1999년 4월 오픈한 이 집의 대표 김정석씨(43-사진)는 신라호텔에서 10년, 르네상스호텔에서 9년간 매니저 생활을 한 호텔전문가다. 주방장 주유청씨(45) 역시 신라호텔에서 김 대표와 함께 근무했던 25년 경력의 전문가다.
이 집의 특징은 이승철씨가 "음식 맛이 담백해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소개한 대로 깔끔함은 물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거기다 호텔의 최고급 요리를 그대로 먹을 수 있다. 김 대표는 "다른 중국음식점과는 달리 2인용이 기본"이라면서 "그러니 가격이 싼 것이다"고 말한다. 작은 사이즈로 여러 가지 음식을 즐기라는 배려라고 부언한다. 음식값은 2인용에 3만~4만원 선. 단골손님들은 음식을 주문할 때 메뉴를 거의 보지 않는다. 김 대표의 설명을 듣고 음식을 주문한다. 매일 메뉴가 바뀌기 때문이다. 최소 계절별로 메뉴가 완전히 바뀐다. 다른 집에서는 시도하지도 못하는 일이다.
이는 김 대표의 노력 덕분이다. 김 대표는 잠을 자면서도 새로운 음식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정도라고 한다. 밤이건 새벽이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재료를 사다 그 자리에서 만들어본다. 주방장과 6년간 20여 차례 홍콩-베이징 등을 드나들며 현지 음식을 보고 연구하고 개발했다. 그래서 이 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새로운 음식만도 수십 가지다.
개불요리가 그렇다. 중국에서 '개불'로 만든 음식을 보고 한국 사람 입맛에 맞게 '주황'이라는 노란부추를 섞었다. 개불의 빨간색과 주황의 노란색이 조화를 이뤄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맛도 담백하면서 새콤달콤하겠다 싶었는데 역시 생각대로였다. 이렇게 만든 것이 그 다음날 메뉴로 오르는 것이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구울 때는 녹차가루를 뿌린다. 김밥에 녹차를 뿌리면 쉬 쉬지 않고 오래 먹을 수 있는 것처럼 고기에 뿌리면 싱싱한 육질이 오래 살아난다는 것이다. 특수재료는 모두 중국에서 가져오고 채소나 일반 재료는 주방장과 김 대표가 직접 가락시장-노량진 수산 시장에서 그날 그날 가져온다. 최고로 좋은 재료만 써서 그 재료의 맛을 충분히 낼 수 있게 조미료 등 양념을 많이 하지 않으니 맛이 담백한 것은 물론이고 당뇨 있는 사람이 아무리 많이 먹어도 당뇨수치가 올라가지 않는단다.
주로 경제인-연예인 단골이 많다. 14명이 들어갈 수 있는 방을 포함해 54석이 있는데 주차 가능하고 낮 12~3시, 저녁 5시 30분~10시까지 한다. (02)547-7444
<달개비>
- 재동
청정재료로 만든 맛깔스러운 전통식
최태지 정동극장장이 소개한 음식점은 서울 재동에 있는 '달개비'다. 달개비는 닭의장풀이라는 학명을 가진 야생초다.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한해살이풀인데 닭장 부근에서 잘 자란다고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자연음식점인 '달개비'는 어디서나 볼 수 있던 전통음식을 보존하고 개발해 내놓는 집이다. 음식점 이름도 자연음식을 토대로 만든다는 것을 상징해 붙였다.
최 극장장은 누군가와 대화할 때 이 집을 자주 찾는다. 코스로 나오기 때문에 음식에 집중하지 않으면서도 맛있게 먹고 대화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집은 한식집이면서도 분위기가 아주 좋다. 한면을 완전 통유리로 만들어 밖을 보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한마디로 분위기 '짱'이다. 2층에 올라가면 재동에 보존돼 있는 한옥이 보인다. 이 역시 새로운 분위기다.
주방장(실장) 이정순씨(60-사진)는 10년 전부터 우리음식연구회에 들어가 지방마다 다른 토속 음식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을 주도하는 사람이다. 그는 경상도 거창 출신인데 결혼하면서 남편의 본가인 전남 보성으로 거처를 옮겼다. 시댁은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음식명문가였는데 그곳에서 백모에게 음식만드는 법을 전수받았다.
이씨는 "사장 함순효씨는 사업가지만 음식에 조예가 깊다"면서 "특히 우리 음식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 전통음식 잘하는 사람을 찾다가 나를 만나 같이 일하게 됐다"고 말한다. 두 사람 다 음식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카운터에 있는 관리실장 오소영씨는 공중파 방송 PD출신이다. 그 역시 "새로운 직종이 대단히 매력적이다"며 음식과 관련있는 "호텔경영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장과 주방장, 관리실장이 모두 음식에 미친(?)사람들인 셈이다. 이 집 음식이 깔끔하고 맛깔스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재료는 청정지역으로 소문난 강원도 홍천에서 가져오고 젓갈과 양념은 경북 간포에서 가져온다. 시중에 나온 재료는 불순물이 염려될 뿐 아니라 비위생적이어서 쓸 수가 없단다. 그래서 사장과 주방장, 관리실장 등 주요 멤버가 1년에 두세 번 2박3일 정도 맛기행을 다니며 재료와 양념을 고르고 그 지역의 전통음식을 살핀다. 가져온 재료와 양념은 이 집만의 비법으로 요리한다.
분위기는 물론 맛도 최상품이기 때문에 정-재계 인사들과 유명 예술인이 많이 찾는다. '아름다운 가게'는 조찬모임도 이곳에서 할 정도다. 죽-동치미-탕평채-한치회-삼합 등 10여 가지 음식이 나오는 달개비는 25,000원, 12가지 코스인 푸른들은 35,000원에 먹을 수 있다. 단품으로도 대나무상차림은 18,000원, 특선 대나무밥 정식은 25,000원이다. 삼합 35,000원, 김치전골 28,000원이다. 주차 가능하고 1층에 50석 2층에 80석이 있는데 예약을 해야 좋은 자리에서 먹을 수 있다. 부가세는 별도다. 낮12시~3시, 오후 5시~10시까지 영업한다. (02)765-2035
<청담옥>
- 청담동
20년 후에도 맛있을 고기집
방송인 최은경의 입맛을 사로잡아 뭇남성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청담옥'은 지난 4월에 오픈한 신출내기다. 그런데 신출내기치고는 음식맛과 분위기가 '짱'이다. 우선 카페 같은 분위기가 예사 고깃집과는 전혀 다르다. 거기다 전남 함평 지역에서 매일 직송해오는 한우 암소만을 사용한다. 소에 여물을 먹여 키운 순수 한우 고기여서 육질이 부드럽다. 뿐만 아니라 고기의 마블링(기름진 부분)이 아주 예쁘다. 이것이 맛을 좌우한다고 한다. 청담옥 점장(실질적인 사장)인 정욱씨(31-사진)가 이 고기를 가져 오기 위해 1년간 공을 들였다. 청담동은 워낙 좋은 음식점이 많아서 여간 잘하지 않으면 손님을 끌 수 없기 때문이다. 정 점장은 미국 유학시절 아르바이트로 고깃집에서 2년 넘게 매니저를 했다. 그러다 한국에서 고깃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을 즈음 마침 미국을 방문한 지인이 투자를 하겠다고 제의해 귀국했고 그후 1년을 준비한 것이다. 그 1년은 최고의 요리사 스카우트하기, 좋은 고기 가져올 루트만들기, 분위기 좋은 음식점 만들기, 마케팅 준비 등에 소요된 시간이다. 오랜 기간 준비한 때문인지 이 집에는 특이한 부위가 나온다. 설화등심과 간받이살이 그것이다. 설화등심은 일명 살치살이고 간받이살은 토시살이다. 큰 소 한마리 잡아도 설화등심은 2~3㎏, 간받이살은 600g정도밖에 나오질 않는다. 그래서 이 부위를 파는 다른 집에서는 구경만 시켰다가 매진됐다고 한다. 워낙 비싸서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부위이기 때문에 다른 고깃살로 유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 집에서는 주문하는대로 나온다. 정 점장은 "20년 후에도 맛있는 고깃집으로 남으려면 지금의 손해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손님이 찾으면 계속 이 부위의 고기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한다. 채소는 모두 삼성에버랜드에서 공급받는다. 어디에다 내놔도 믿을 만한 곳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 집은 또 대학 때 총학생회장을 할 정도로 리더십과 사교성이 좋은 정 점장의 인맥으로 개업한 지 4개월밖에 안 됐는데도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의 아지트가 됐다. 실제 네 벽면 중 한 면에는 현재 유명 스타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설화등심 3,5000원, 간받이살 3,5000원, 꽃등심 29,000원 안창살 32,000원에 먹을 수 있다.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영업한다. 좌석은 108석이며 주차 가능하다. (02)3444-3963
<민속집>
- 고양시
유기농 재료와 비밀 육수 '환상' 지금은 경기도에서 테마마을로 지정한 백마역 근처 애니골에 자리한 '민속집'은 1995년 6월 오픈했다. 당시 이 집의 주인인 곽공호 회장(47)은 다른 곳에서 고깃집을 했는데 이 지역을 지나가다가 여기에 한식집을 차리면 잘 되겠다 싶어 대지 500평을 구입해 음식점을 차렸다.
한식집은 곽 회장의 어머니 이옥재 할머니(73-사진)가 각종 한식을 만드는 데 조예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별히 요리연구가와 같은 직함은 없지만 만드는 음식마다 주위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 만큼 실력가였다. 이 할머니는 지금도 주방에서 요리를 직접 한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고기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유기농으로 한다는 점이다. 근처 고봉산 주변에 땅을 매입해 농장을 만들고 직접 재배, 공급한다. 3월에 이 집을 찾아가면 마당에 메주가 걸려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 할머니가 농장에서 농사 지은 순수 국산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띄운다. 이 메주로 간장과 된장을 담근다. 이 집 된장찌개 맛이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맛있는 것은 전통식으로 메주를 만들어 전통식으로 장을 담근 것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된장찌개는 미리 만든 육수에(맛의 비밀이 육수에 있다고 한다) 멸치다시-다시마-무-양파 등 갖가지 보조식품을 넣고 끓여낸다. 먹으면 속이 시원해 자꾸 숟가락이 간다. 고기는 조리사 자격증을 가진 이 집의 실장이 국산 돼지와 소를 잡을 때 축협 도살장에 직접 가서 고기 상태를 보고 가져온다. 이 집은 이 고기로 장작구이를 한다. 돼지고기는 고추장-물엿-마늘-배 등 20가지의 재료를 고기에 묻혀 24시간 숙성시킨 뒤 참나무 숯불에 석쇠로 구워 스테이크판에 내놓는다. 쇠고기는 등심에다 20가지의 양념을 해 역시 같은 방법으로 구워 낸다. 기름기가 빠져나가 고기 맛이 마치 맛있는 빵을 먹는 것처럼 고소하고 부드럽다. 평일에는 500~600명이 오고 주말이면 1,000명 정도 손님이 온다고 한다. 이것도 이제 주위에 음식점이 많이 생겨 줄어든 것이란다. 30명 정도 들어가는 방 2개와 20명 정도 들어가는 방 6개가 있다. 마당에서 멍석을 깔고 먹을 수도 있다. 서울 손님이 절반이고 고양-인천시 손님이 절반이다. 최민수-설운도-태진아 등 연예인과 박재갑 일산암센터 병원장 등 의료인, 홍사덕 전 의원 등 유명 인사가 많이 찾는다. 민속집정식 8,000원, 돼지장작구이 10,000원, 소장작구이 13,000원이다. (031)906-9060
<류>
- 압구정동
정통 일식의 맛이 여기에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있는 'J-Pub 류(Ryu-流)'는 지난 6월 10일 오픈한 풋내기 음식점이다. 하지만 맛이나 분위기는 결코 풋내기가 아니다. 사장 임성민씨(35-사진)의 이력만 봐도 그렇다. 임 사장은 대학 졸업 후 건설회사를 다니다가 '퇴직 후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생각이 미치자 막막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다. 마침 아는 이가 일식집을 하고 있어서 그곳에서 설거지를 하며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일식은 임 사장이 어릴 때부터 늘 접하던 음식이었다. 그의 할머니는 와세다 대학 출신이고 할아버지는 메이지대학 출신이다. 두 분 모두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그곳에서 20년 넘게 사셨기 때문에 집에서도 일식을 자주 먹었다. 임 사장에게는 낯설지 않은 음식이 일식이었던 것이다.
임 사장은 일식집에서 1년간 설거지를 하고는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의 한 식당에서 일하며 그 집 사장에게 일본 요리를 배웠다. 남이 10년 할 것을 3~4년에 끝내야 했기 때문에 거의 밤잠을 자지 않고 요리를 배우고 연습했다. 그런 그에게 반한 사장은 자기 큰딸과 결혼해서 가업을 이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그럴 수 없다고 거절하자 사장은 그에게 작은 가게를 하나 차려줬다. 음식 솜씨가 아깝다는 이유였다.
일본 현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며 음식 잘 만든다고 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그는 한국에 정통 일본 음식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음식점을 정리하고 귀국했다. 그리고 차린 음식점이 'J-Pub 류'다. 남다른 임 사장의 이력은 일본 사람들이 '한국식 일본 음식이 아니라 정통 일본식 음식'이라고 좋아할 정도로 일본 현지 맛을 낸다. 건물 또한 일본풍 목조건물 2층이어서 어느 일식집보다 일본 분위기가 난다. 임 사장은 음식점을 지을 때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모셔다 조언을 들으며 가장 일본 분위기가 나게끔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썼다.
재료도 한국 것만 쓰지 않는다. 음식맛은 재료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료의 반 이상은 일본에서 가져온다. 모두 가져오고 싶지만 단가가 높아져서 어쩔 수 없다. 이 집은 음식 재료의 원래 맛을 내는데 충실하다. 물도 전날 받아서 하루 정도 두어 혹시라도 있을 냄새를 없애고, 파가 필요하면 파란 잎새만이 아니라 파뿌리까지 싹싹 씻어서 사용한다. '원초적인 맛'을 내려면 재료를 있는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최고라는 일본 도제 교육의 영향이다.
동업자인 초등학교 동창 우현주씨(35-연극배우-J-Pub 류 이사)의 어머니가 패션디자이너 한혜자씨여서 패션모델 등 패션관계자가 많이 오고 표민수 PD 등 방송관계자도 많이 찾는다. 주위에서 물 좋다고 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가격은 1만8천~2만원이다. 1층 65석(바 카운터 13석 포함), 2층 50석(프라이빗 룸 3개 포함)이 있다. 오후 5시~새벽 4시까지 영업한다. (02)544-3307
<24시 석촌호수>
- 송파동
연예인 입맛 사로잡은 생삼겹 가수 제이가 일주일이 멀다 하고 드나드는 음식점이 서울 송파구 송파동에 있는 '24시 석촌호수'다. 이 집은 생삼겹살 전문점이다. 하지만 여느 삼겹살집과 다르다. 홍성에서 가져온 생고기에 쌈을 싸 먹는데 그 쌈이 특이하다. 적겨자-청겨자-신선초-레드치커리-케일-적근대-뉴그린-뉴비트 등 15가지 특수 채소가 나온다. 이 채소들은 비타민과 카로틴, 칼슘, 철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서 여성의 피부미용에 좋을 뿐 아니라 지방 축적을 방지하는 다이어트용 식물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 집 벽에는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 시내 어디에서도 이런 채소를 먹기는 쉽지 않다. 이 집 사장 조수철씨(32-사진)는 "강남은 물론 강북 끝에서도 채소를 먹으러 오는 손님이 많다"고 말한다.
이들 채소는 일부만 가락시장에서 가져올 뿐 대부분은 본가가 있는 전라도 정읍에서 공수한다. 본가에는 부모님을 비롯해 형제들이 살고 있다. 여기서 모든 채소와 쌀-고춧가루-쌈장-죽순 등 대부분의 재료를 가져온다.
이 집의 또다른 특징은 2년 묵힌 김장 김치를 내놓는다는 것. 김치찌개를 끓였을 때의 맛은 물론이고 이 김치를 고기 불판에 삼겹살과 함께 올려 놓으면 고기의 기름이 2년 묵은 김치에 배면서 기가 막힌 맛을 낸다. 말하자면 지금 막 담가 익힌 김치를 고기 불판에 구워낸 것과는 사뭇 다른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는 얘기다. 이 맛에 홀딱 반해 제이가 찾는 것이다. 김치는 정읍 아버지 집에 김치 창고를 만들어 1년 내내 2.8도를 유지하면서 숙성시킨다. 숙성 김치 외에 겉절이가 나오는데 출입문 앞에 방아확(절구통-보통 보리 등을 찧을 때 쓰는 도구)을 놓고 즉석에서 고추를 갈아 김치를 버무린다. 그 맛 역시 일품이다. 쌀도 '향미쌀'이라고 해서 밥뚜껑을 열면 구수한 냄새가 나는 쌀을 사용한다. 이 역시 정읍에서 매형이 농사지은 것이라고 한다.
이런 특징이 소문 나자 특수 채소를 먹으러, 정읍에서 가져온 청국장을 먹으러, 부드럽고 살살 녹는 삼겹살을 먹으러 맛집을 찾아다니는 연예인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집이 됐다. 말하자면 '인생은 미완성'의 가수 이진관은 청국장, 제이는 삼겹살, 개그맨 정은숙은 생삼겹살-채소, 탤런트 김혜선과 경인선 역시 채소를 먹으러 온다. 이외에서 연예인 7~8명이 단골로 찾아온다.
3인 이상이 식사를 하면 식사비 중 500원은 돼지저금통에 넣는다. 손님이 원하면 자신의 이름으로 넣고 그렇지 않으면 큰 돼지 저금통에 넣어 결식아동에게 가져다 준다. 8세 때 서울 올라와 갖은 고생을 한 조 사장이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만든 저금통이다. 밥도 먹고 결식아동도 돕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4인용 15석이 있고 24시간 영업한다. 도마생삽겹살/목살 7,000원, 김장김치 제육볶음 2만원, 2년 숙성 김장 김치찌개-시골청국장-김치알밥 5,000원이다. (02)423-5250
찾아가는 길 : 잠실대교를 건너 롯데백화점 쪽으로 직진하면 석촌호수 사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하면 방이4거리가 나오고 좀더 직진하면 방이3거리가 나온다. 3거리에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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