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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
- 청담동
9명 요리사의 환상적인 '손맛'
지난 5월 3일 오픈한 퓨전음식점 '주몽'은 국내에서 하나밖에 없는 음식점이다. 이 집에서는 한식에서부터 중식-태국식 등 여러 나라의 음식이 나온다. 하지만 원래 그대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향료나 고수(향이 강한 식물) 등을 제거하고 국내인의 입맛에 맞게 약간 변형했다. 사장 김장우씨(39-사진)는 "중국이나 태국에 직접 가서 맛본 후 우리 입맛에 맞게 접목한 퓨전"이라면서 "주몽 음식의 80% 정도가 이처럼 독자적으로 만든 음식"이라고 말한다. 너무 색다른 음식만 있으면 손님에게 거부감이 들까 우려해 20%는 현지 음식 그대로 내놓는다. 여기에 들어가는 원재료는 모두 현지에서 가져온다. 예를 들면 볶음밥에 들어가는 쌀은 안남미를 사용한다. 태국에 갈 때마다 김 사장이 20㎏씩 일일이 가져왔다고 한다.
이 집 메뉴를 보면 아주 재미있다. 킹피쉬란을 보면 우럭-도미(날마다 바뀐다) 등 큰 물고기 요리가 적혀 있는데 산둥식 튀김도 있고 상하이식 조림도 있다. 홍콩식 찜도 하고 한국식 매운탕을 끓여내기도 한다. 하나의 재료로 여러 나라의 음식 맛을 내는 것이다.
원래 '포장마차보다는 편하게 식사하면서 모든 술을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 주몽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음식만큼이나 술도 다양하다. 소주부터 양주, 와인, 사케까지 없는 술이 없다.
김 사장은 유통 관련 일을 하던 사람이다. 음식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2002년부터 친구(강남 논현동 '본가')가 하는 고기집에서 음식경영을 배우고 익혔다. 이후 '본가' 사장이자 친구인 백종원씨가 다른 곳과 차별되는 음식점 아이디어를 제공해 포장마차 분위기에서 지금의 퓨전 음식점으로 변했다고 한다. 분위기 좋은 음식점으로 취재해갈 만큼 단아하면서도 안락한 느낌이 특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집 요리가 맛에서 뛰어나다는 점이 장점이다. 주방에는 9명의 요리사가 있다. 윤동권씨(35-주방장)를 비롯해 8명이 각기 다른 음식 전공자다. 중국-태국-이탈리아-한국 음식 등 전문 분야가 다른 요리사가 손님의 주문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모두 다른 곳에서 8년 이상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이들이 자신이 전공한 음식에 퓨전을 가미하는 것이다.
야외에 17석(4인용), 실내 1층에 13석, 2층에 12석이 있다. 1층과 2층 사이에 룸을 만들어 10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도록 했다. 야외와 1층은 파티를 하듯 같이 어울리는 젊은 분위기에서 최신 유행곡과 함께 식사와 술을 즐길 수 있고 조용한 분위기를 찾는 사람은 2층을 이용해도 좋다. 산둥식 킹피시 튀김 3만원, 모듬해물떡볶이 2만원, 중화풍 해물 모듬 볶음 2만5천원. 충청도식 동태찌개 2만5천원이다. (02)516-9363
<반구정 어부집>
- 임진강 반구정
어부 토속 매운탕 "이 맛이야" 2002년 3월 개업한 '반구정 어부집'의 주인은 어부의 아내다. 임진강에는 현재 200여명이 88척의 배로 고기를 잡고 있다. 그중 한 사람이 이 집 사장 김미애씨(42-사진)의 남편이다. 남편은 지금 파주시 어촌계장이기도 하다. 김사장은 남편이 직접 잡거나 이 지역 다른 어부가 잡아온 고기로 매운탕을 끓인다. 매운탕에 들어가는 채소는 음식점 텃밭에서 직접 키우고 조미료 없이 채소를 활용해 맛을 낸다. 황인용씨가 말하듯 매운탕이 느끼하지도 않고 담백한 이유다. 시어머니가 젊었을 때부터 해오던 방식으로 매운탕을 끓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사장의 말이다. 최근 김사장은 웰빙바람을 타고 더욱 바빠졌다. 그만큼 이 집 음식은 건강식으로 소문이 나 있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입소문을 듣고 외지 손님을 포함해 시-군의 주변 인사가 몰려든단다. 80~90%가 단골 손님이다.
김씨 부부가 음식점을 낸 사연도 기가막히다. 김 사장은 결혼 후 남편과 함께 서울 생활을 해왔다. 남편은 엔지니어 출신. 남편이 하던 일이 잘못되자 1995년 고향인 파주시 문산읍 사목리로 내려와 농사와 축산을 했다. 그러면서 고기잡이도 했다. '비료값이나 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죽어라고 일을 했는데 3~4년 지나니 자산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농사라는 게, 축산이라는 게 그랬다. 곰곰 생각하니 시어머니 우정님씨(65)의 음식솜씨로 음식점을 차리면 반응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돈이 부족했다. 일단은 다시 농사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 새벽 3~4시에 일어나 참외밭을 매고 자체 판매도 하면서 열심히 일했다. 그와 남편의 근면성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농협에서 신용대출로 돈을 빌릴 수 있었다. 그 돈으로 '반구정 어부집'을 냈다.
주위에서는 '3개월도 못가 망할 것'이라고 수군댔단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있었다. '노력하는 자에게 복이 따른다'고 했던가. 음식점을 차리자 거짓말처럼 사람들이 찾아왔다. 인사차 왔다가도 음식맛에 매료돼 단골이 됐다.
요즘 이 집에서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는 메기-동자개-참게 등을 섞은 매운탕이다. 얼큰한 국물에 고기 맛까지 싱싱하게 살아 있다. 이미 시기가 지난 요리지만 매년 4월말부터 5월초까지는 황복이 인기다. 임진강의 귀족이라고 불리는 황복은 양식 황복과는 달리 쩔깃쫄깃한 그 맛이 환상적이어서 내지-외지 손님 할 것없이 하루종일 북적댄다. 주차 가능하고 시간과 상관없이 손님이 있으면 언제나 음식이 차려진다. 메기-동자개-참게 매운탕(중)4만원. 메기찜(중)3만원. 참게 매운탕(중)5만원이다. (031)952-0117.
찾아가는 길 : 자유로를 타고 임진각을 향해 달리다가 문산인터체인지로 나가 사목리쪽으로 가면 반구정이 나온다. 반구정에서 500m쯤 떨어져 있다.
<진옥화할매 원조 닭한마디>
종로 5-6가
야들야들 영계 맛 '죽어도 좋아'
1978년 개업한 '진옥화할매 원조 닭한마리'에는 재료가 딱 세 가지다. 닭-배추-고추. 닭은 생후 35일 된 신선한 영계만 골라 냉동하지 않고 사용한다. 배추는 고랭지 동풍배추 중에 상품(上品)으로 선별한다. 다른 배추보다 비싸 주위 음식점에서는 엄두조차 못내는 배추다. 고추도 가장 좋은 것만 골라 가져온다. 이 재료들은 처음 개업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공급업체가 바뀌지 않았다. 이 집에서 '닭 한마리'를 요리하는 순서는 이렇다. 영계를 끓여 기름기를 뺀다. 기름기가 빠지면 육질이 질기지 않고 담백하다. 이 닭을 세숫대야 같은 커다란 양푼에 통째로 담는다. 여기에 감자-대파 등 보조 재료를 넣고 끓인다. 얼큰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김치를 넣는다. 김치는 냉면 그릇에 하나 가득 나온다. 끓는 동안 붉은 고추를 간 고추양념에 겨자-식초-간장 등을 넣어 소스를 만든다.
양푼은 5~10분이면 끓는다. 한번 끓인 것이라 그렇다. 닭고기를 새콤매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다.
이보다 더 맛있는 것은 국물이다. 진하고 담백한 맛이 막힌 가슴을 뚫는다. "육수는 소금으로 간을 한 원탕에 야들 야들한 영계 수백마리를 한꺼번에 넣고 삶기 때문에 진함과 맛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윤사장의 설명이다. 기름기가 빠지면 그 국물에 맹물을 섞어 육수를 만든다. 이것은 종업원이 없을 때 윤사장이 만들어 놓는다. 종업원은 출근해 이미 만들어 놓은 육수를 정해진 양만큼 양푼에 부어 손님에게 주면 된다.
이 음식을 만든 진옥화할머니는 처음에 닭요리 여러 가지를 만들어 10명의 손님에게 열흘간 시식시켰다고 한다. 그중 8명 이상이 선택한 것이 바로 '닭 한마리'다. 닭한마리 가격은 13,000원. 세 사람이 먹을 수 있으니 싼 편이다.
다만 이 집에서는 서비스를 기대하면 안 된다. 물도 직접 떠다 먹어야 하고 김치도 가져다 먹어야 한다. 닭도 직접 잘라 먹어야 한다. 윤사장은 서비스를 안 하는 대신 싸게 받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재료가 비싸 종업원(현재 10명)을 더 이상 고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맛있는데 셀프라고 못 먹겠는가. 사람들이 몰려들어 겨울에는 보통 30분은 기다려야 한다.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데 오후 10시 30분 이전에 입장하면 밤 12시까지 먹을 수 있다. 국수-감자사리 2,000원이다. 1,2층에 모두 70석이 있다.
찾아가는 길 : 종로5가에서 종로6가로 올라가다보면 오른편에 백화점약국이 나온다. 이 골목을 따라 들어가 첫째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돌아 10m 정도만 가면 나온다. 아니면 백화점 약국을 지나 정보당안경까지 가서 골목을 들어서면 바로 보인다.
<눈치없는 유비>
- 홍대 입구역
제주 토속음식의 보고
'눈치 없는 유비'는 1997년 개업했다. 주인 박성헌씨(38)는 운동권 출신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진보적인 노동이론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6개월의 번민 끝에 삶의 행로를 바꿨다. 그는 "원래 장사를 해서 운동 자금을 마련하려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제주 토속음식을 먹은 손님들이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가 가면 "진짜 제주 음식을 맛볼 수 없을 것 같아서"가 손님들의 항변이었다.
이 집에는 일반 횟집에서 맛볼 수 없는 음식이 많다. 갈치회-고등어회-갈칫국-보말죽-객주리회-자리돔회-참소라회 등 제주에서 나오는 생선은 모두 회로 만든다. 다만 모든 메뉴가 늘 있는 것은 아니다. 매일 제주에서 비행기로 공 수해오기 때문에 제주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이집 주방장 전정희씨(사진)는 개업하면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 제주 음식 베테랑이다. 마산 출신인 전씨는 처음에 제주의 갈칫국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갈치로 어떻게 국을 끓이느냐'는 것이 그의 의문이었다. 할 수 없이 박 사장이 제주도에 함께 가서 하나하나 방법을 알려줬다.
가격은 4명이 10만원 정도 내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식사는 5,000원에서 8,000원 사이다. 안주용으로 나오는 회는 2만~3만5천원, 자리돔이나 한치물회는 1만5천~2만원, 생선조림은 1만5천원~3만원이다. 이 가격은 1997년 개업한 이래 한 번도 올리지 않은 것이다.
찾아가는 길:지하철 2호선 홍익대 입구역 5번 출구로 나가 농협과 코코스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 첫번째 사거리에서 왼편으로 10m만 가면 나온다.
<양원경의 석갈비 연송>
- 여의도
그런 이 대표가 기자에게 소개한 집은 하나로국민연합 사무실 지하의 〈양원경 석(石)갈비 '연송'〉((02)2168 -1331)이다. 개그맨 양원경이 사장이다. 이 대표가 우거지갈비탕(5,000원)을 시켰다. 이 대표는 "난 이 집에 우거지를 먹기 위해 옵니다. 맛이 괜찮아요" 한다. 우거지 국물맛이 독특하다. 추어탕 맛 같은 걸쭉함에 우거지 특유의 국물 맛이 섞여 있다.
이 대표는 우거지국을 먹으면서 최소한 음식만큼이라도 사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음식은 오직 건강을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음식지론이다. 자기 입맛에 맞는 맛있는 음식 한두 가지만 먹는 것이 정도(正道)라는 것이다. 이런 지론을 갖고 있는지라 이 대표는 "음식 사치는 모든 사치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이 대표는 "생각해보세요. 같은 설렁탕을 먹는데 일반 음식점에서는 5,000~ 6,000원이면 푸짐하게 잘 먹어요. 그런데 호텔 같은 고급 식당에서는 10만원이 넘는 데도 있어요"라며 얼굴을 찡그린다. 우리나라 유명 호텔 식당의 음식값은 선진 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비싸다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음식 사치론'은 서민경제를 걱정하는 이 대표 면모의 일단처럼 들린다.
찾아가는 길: 여의도 역에서 내려 여의도공원을 건너 국회의사당 쪽으로 30~40m 정도 가다보면 익스콘벤처빌딩이 나온다. 이 빌딩 지하에 있다.
<토속촌>
- 효자동
서울 효자동에 있는 삼계탕집 '토속촌'((02)737-7444)의 대표 박금남씨(51) 남편 정명호씨(56)도 그렇다. 정씨는 '토속촌'을 창업한 사람이다. 이 위원과는 초등학교 동창이기도 하다.
열린우리당에서 외부인사 영입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인 이 위원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는 등 오랫동안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온 '개혁적 고집쟁이'다. 정씨도 '고집쟁이'이기는 마찬가지다. 정씨는 삼계탕 장사를 염두에 두고 닭 200여 마리를 죽여가며 자신만의 맛을 내기 위해 낮밤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몰두했다. 이렇게 해서 새롭게 개발한 맛으로 22년 전 효자동에 '토속촌'을 개업했다. 그런데 '토속촌'이 들어서자마자 근처의 삼계탕 집이 완전히 무너졌다. 다른 집에서 맛으로 따라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주위 사람들은 그를 일컬어 '맛의 장인'이라고 한다. 장인은 우리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고집쟁이'다.
정치 개혁의 고집쟁이와 맛의 고집쟁이의 만남은 일반적인 초등학교 동기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동지관계로 승화한다. 1988년. 노무현 대통령이 종로구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터를 다지고 있던 때다. 당시 대구에서 상경한 이 위원은 '토속촌' 근처 정씨가 소유한 한옥집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이 위원은 정씨 집에 머물면서 자연히 '토속촌'의 삼계탕을 자주 먹게 됐다. 이 집의 삼계탕 맛은 '맛을 모른다'는 이 위원마저 예찬론자로 만들었다.
'토속촌'의 삼계탕은 위탁시설에서 50일간 키운 '와룡'이라는 닭에 한약재 등 총 30여 가지 재료를 섞어 끓여 만든다고 한다. 이 위원은 "아무리 친구이자 동지라도 삼계탕이 맛 없으면 이 집에 안 온다"면서 "이 집에 자주 오는 이유는 삼계탕 국물 맛이 세계 최고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말이 이해가 되는 것이 닭고기가 아주 연하고 인삼 냄새가 진하지 않아 역겹지 않다. 국물은 미음처럼 걸쭉하다. 일본-중국 관광객들도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먹고 간다.
노 대통령도 당시 종로구 보궐선거운동을 하면서 자주 들렸다. 노 대통령의 입맛도 금방 사로잡았다. 노 대통령은 지난 6월 1일 재벌총수 20여 명과도 이 집을 찾았을 정도다. 노 대통령은 지금도 자주 이 집에서 5~6인분씩 포장 주문해 간다고 한다. 이 위원과 정씨의 관계는 자신의 분야에서 고집쟁이로 성공한 사람의 만남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청학동집>
- 마포구 도화동
마포구 도화1동 청학동집. 그가 찾은 집이다. 김 전 대표는 "이 집은 첫째 분위기에 반했고 둘째 맛에 반했다"고 한다. 고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에 그는 문을 들어서자 마자 '아!' 하는 탄성을 내뱉었다고 한다. 곰방대-볏집-갓 등 옛날 물건이 여기저기 진열돼 있다. 분위기에 취한 김 고문은 이 집의 음식 맛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어머니의 맛을 빼다 박았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가 추천한 음식은 '여수낙지항아리뚜껑볶음'. 이 집에서만 하는 요리다. 낙지와 야채, 그리고 각종 양념을 넣어 약간 볶는다. 여기에 따로 삶은 가는 국수를 섞어 항아리에 담아 다시 한 번 데운다. 항아리에 데우니 음식이 금방 식지 않아 오랫동안 처음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맛의 비결은 양념에 있는 듯한데 "무엇을 넣었느냐"는 질문에 주인은 웃기만 할 뿐 대답이 없다. 낙지에 묻은 양념 맛이 새침떼기 여자처럼 톡 쏜다. 그 맛에 반한 혀가 계속 음식을 넣어달라고 조른다. 그때쯤 함께 나온 북어국물에 혀를 적시면서 김 전 대표가 말한다. "이것이 손맛 유전자 맛이야." 이 집에는 '그래 이 맛이야! 여기에 고향이 있네. 김중권'이라는 사인도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음식은 자세'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손맛 유전자는 노력하는 자세에서 나온다는 생각이다. 그에 의하면 청학동이 그런 집이다. 그러다가 옆에 있던 부인 홍기명씨를 보며 "나는 아내를 잘 만났다"고 말한다. 홍씨가 그의 미각을 자극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자랑이다. 홍씨는 "정치인 마누라 노릇을 오래 하면 간이 녹는다고 한다"면서 "내 간을 빼서라도 남편을 위로해주고 싶었다"고 화답한다. 결혼 생활 34년이 지났지만 음식을 놓고 오가는 그들의 대화는 연인의 그것이었다.
<아바이 왕순대>
- 도봉구 창동
언제부터인가 김 대표와 인씨는 순대국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그때 그 맛을 잊을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맛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도봉구 창동역 서쪽 출구에서 시장으로 10m쯤 들어가는 '아바이 왕순대' 집에서 그 맛을 발견했다.
이 집 순대는 일반적인 당면순대나 찹쌀순대와 사뭇 다르다. 부드럽고 쫄깃한 대창에 두부-계란-숙주-우거지-찹쌀 등 20여 가지의 재료를 넣는다.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혀를 놀라게 한다. 순대탕은 24시간 푹 고은 사골국물에 순대와 머릿고기를 넣어 만든다. 국물이 끈적끈적할 정도로 진국이다. 10년 묵은 체증까지 내려갈 것 같다. 김 대표는 "순대에선 메주 띠운 냄새 비슷한 고린내가 나는 게 보통인데 이 집 순대는 그런 냄새가 없다"면서 "전통+현대적 맛의 느낌을 주는 건 마감처리를 잘한 덕"이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음식은 고향"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평생 살면서 가장 그리운 것이 어머니 가슴과 고향이다. '나와 어머니, 그리고 고향'을 연결해주고 느끼게 하는 것이 음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김 대표에게 식사는 단순히 생명 유지를 위한 수단이 아니다. 지친 마음, 고된 마음을 쉬게 하고 맑은 샘물이 솟아오르게 하는 보약인 셈이다. 김 대표는 "순대가 그렇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식성이 좋다. 집에서 직접 만들기도 한다. 김 대표의 라면 끓이는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단다. 인씨가 외출하고 돌아온 어느날, 김 대표는 라면을 끓여먹다가 식탁의 유리를 깼다. 뜨거운 그릇을 받침없이 유리에 올려놓은 탓이다. 인씨가 발견하면 혼이 날까봐 신문지로 깨진 부분을 살짝 가리고 모른 척했다. 대한민국 '여당' 대표의 순수한(?) 모습을 상상하면 웃음이 나온다.
<오륙도>
- 충무로
이 전 총리가 찾은 집은 충무로 삼성화재 건물 뒤편에 있다. 한 사람이 들어갈 만한 좁은 길을 통과하니 '오륙도'라는 간판이 보인다. 아주 허름하다. '오륙도'가 이곳에 자리잡은 지 35년이 됐다고 한다. 이 전 총리는 "35년간 음식맛이 변하지 않은 집"이라고 귀띔한다. 그는 대학교수 시절 '고기맛이 좋더라'는 소문을 듣고 처음 동료교수들과 이 집을 찾았다. '오륙도'가 개업한 해다. 한 접시에 7~8조각 들어간 고기를 맛에 홀려 먹다가 두세 접시 더 나오면 슬그머니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돈을 세곤 했다며 웃는다.
그는 이후 이집의 마니아가 됐다. 일단 변하지 않는 음식맛에 정감을 느꼈다. 강산이 세 번 이상 변해도 김치나 파묻힘-동치미 국물맛 등 어느 하나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
그는 밑반찬이 나오기 시작하자 종업원을 불러 옆으로 고개짓을 하며 만원짜리 한 장을 쥐어준다.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집 뒤에서 숯을 피우고 있는 80대 할아버지에게 드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손님에게 맛있게 먹도록 정성을 드리는 분에게는 먹는 사람도 정을 줘야 맛이 더 난다는 것이다.
물에 목을 축이고 있으니 '쇠고기 소금구이'(150g 한 접시에 2만5천원)가 나왔다. 어느 집이나 있을 만한 메뉴다. 그러나 가져온 고기를 보니 다른 집 고기와 조금 다르다. 일단 붉은 육질 속을 파고든 가는 기름이 세포처럼 퍼져 있는 모양새가 아름답기까지 하다. 불에 살짝 데쳐 입에 넣으니 사르르 녹는다. 고기가 아니라 부드러운 빵 같다. 사장이 직접 정육점에 가서 육질을 보고 골라온다고 한다.
조금 있으니 된장이 나온다. 된장맛을 보니 고추장이 섞여 있다. 뚝배기에 담긴 된장 위에는 떡심(쇠고기 힘줄)을 올려놓았다. 국물을 한모금 마셨다. 구수한 맛이 목에서 잠시 팽그르르 돌다 꼴깍 넘어간다. '어, 이것봐라.' 다시 한 번 맛본다. 이번에는 약간 텁텁한 듯한 된장 냄새가 코를 자극하더니 목젖으로 홱 넘어간다. 전라도 사람이 먹었으면 "오매, 죽이는거' 했을 법하다. 이 전 총리는 "이 집 된장맛이 세계에서 제일 좋다"고 자신한다.
"일부 사회지도층이 호텔에서 음식을 먹는 것은 인생의 희노애락을 모르는 일"이라는 이 전 총리. '맛을 그려보아라'는 대장금의 대사 한 대목처럼 그는 '정으로 맛을 그려내는' 서민이었다.
<남도미락>
서초구 반포 2동 ‘남도미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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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 할 것 없이 남도음식을 한다고 내세우지만 서울에서 그 웅숭깊은 맛을 내는 집은 극히 드물다. 목포의 5맛 가운데 3맛인 갈치조림과 삼합, 낙지를 전문으로 하는 서초구 반포 2동 ‘남도미락’을 찾았다. 가수 이미자도 서서 먹는다고 입소문이 난 집이다. 밥을 시키면 여수 돌갓김치, 전어젓, 병어젓, 갈치속젓, 돌김, 멸치무침 등이 밥상에 오른다. 전라도 인심을 밥상에 옮긴 듯 맛깔스러운 밑반찬만 10가지가 넘는다.
식재료는 모두 해남 땅끝마을과 목포 등에서 매일매일 공수한 것들이다. 밥에 따라 나오는 쑥국은 향이 그윽하다. 어린 쑥을 하나씩 다듬은 정성이 밴 듯하다. 잠시 후 두툼한 갈치에 보기 좋게 빨간 양념이 어우러진 갈치조림이 김을 모락모락 내며 나온다. 양념 사이로 보이는 단호박이 전통 전라도식 조림임을 알린다.
갈치조림은 만들기에 만만치 않은 음식이다. 양념장이 충분히 갈치에 스며들어야 살과 양념이 어우러진 깊은 조림 맛이 나오지만 양념을 스며들게 할 욕심에 조금이라도 오래 조리면 갈치의 선도가 뚝 떨어지기 마련이다.
“간수에 절여둔 갈치를 꺼내 육수와 다대기로 양념을 하죠.10분간 중불에 졸인 후 손님상에 내올 때 다시 센 불에 5분 정도 내옵니다.”
안주인 김윤례(37)씨는 단 양념장과 육수 만드는 법은 비밀이라며 입을 닫았다.
3년을 묵힌 해남 김치에다 홍어와 돼지고기가 어우러진 삼합의 내공도 만만치 않다. 단 삼합용 홍어는 거의 삭히지 않은 듯 톡 쏘는 맛이 덜하다. 더 삭힌 맛을 원하면 따로 주문하면 된다. 그 흔한 방송 한번 나가지 않았지만 내로라하는 정치인부터 연예인까지 문전성시를 이룬다.
주인장이 꼽은 단골은 박 구청장을 비롯해 이인제·장영달 의원, 자니윤, 이미자, 송대관, 하지원까지 한도 끝도 없다. 같은 자리에서만 12년째인 이 집은 최근 17평 정도였던 낡고 허름한 가게를 75평까지 늘리고 방을 마련하는 등 꽃단장했다.
주인 한안식(46)씨는 “좁다는 불평 하나 없이 10년 넘게 다른 손님들과 끼어 앉아 주신 단골고객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심심한 날, 기분이 바닥에 깔린 날에는 시장으로 가자. 고무줄 바지 입고 가서 시장판의 ‘먹자 골목’을 누비는 거다. 재래 시장 중에서도 청계천 복원 후 다시 ‘떴다’는 광장시장을 추천한다. 특수 플라스틱 천장 아래 반짝이는 노점의 불빛. 굵기가 팔뚝 만한 ‘왕 순대’에 기가 질리고, 찰랑대는 기름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소한 빈대떡 냄새에 혼미해진다. 별미 시식 사이사이에는 산처럼 쌓인 옷감 더미, 한복과 이불, 전통의 ‘코티분’과 ‘99% 다크 초콜릿’을 늘어놓은 수입잡화상을 구경하며 돌아다닌다. 어느새 불룩했던 배가 쑥 꺼진다. 게다가 시장 밖으로 나서기만 하면 바로 최고의 산책코스로 떠오른 청계천이니, 광장시장이야 말로 최고의 맛집 기행지인 셈. 단, 깔끔 떠는 사람, 시장이라고 무조건 쌀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가지 말 것.

① 먼저 30년 전통의 마약 김밥을 찾아갔다. 정식 이름은 ‘꼬마 김밥’. 시장통에서는 ‘손가락 김밥’ ‘모녀 김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어머니에서 딸로, 대를 이어 김밥집을 한다고 해서 붙은 ‘모녀 김밥’이란 수수한 별명 대신, 2000년대에는 좀 더 강력한 애칭을 얻은 셈. 한 입 먹는 순간, 바로 중독된다는 뜻이다. 기대에 부풀어 손가락 만한 김밥을 겨자 소스에 찍어 입에 넣었다. ‘이게 도대체, 왜, 특별하다는 거지?’ 사장 유양숙(46)씨도 “들어간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먹으면 먹을수록 멈출 수가 없다. 얇게 썬 단무지나, 그저 시금치·홍당무가 겨우 들어가 있는 김밥이나 특별할 게 없다. 심심하고 참기름 발라 살짝 짭짤한 맛인데, 자꾸 옛날에 집어 먹던 김밥 생각이 난다. 1인분에 2000원. 한 입에 쏙 들어가는 ‘미니 유부 초밥’도 2000원. 광장시장 먹자 골목에서 좀 떨어져 있다(지도 참조). 영업 시간은 밤 9시~다음날 오후 5시 무렵까지. 토요일 밤에는 쉬고, 일요일 밤에 다시 나온다. (02)2264-7668

② 어머니와 함께 은성횟집을 이끌어가고 있는 김중현(40)씨는 “매운탕(2인분 1만3000원, 3인이 2인분 주문 불가) 드실 거죠!”라고 인사하며 손님을 맞는다.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불에 올릴 수 있도록 대구와 내장의 일종인 곤이, 보리새우 등 매운탕 건더기를 가득 담아 입구에 켜켜이 쌓아 놓은 냄비는 굉장한 설치 미술이다.
육수를 큰 솥에 따로 끓여두었다가 주문이 들어오자마자 건더기에 부은 후 미나리를 푸짐하게 얹어 끓여 낸다. 덕분에 건더기가 풀어지지 않고 쫄깃쫄깃 잘 씹힌다. 민물새우를 넣어 국물이 시원하고 곤이가 담백하다는 것도 은성횟집의 자랑이다.
매운탕이 가장 유명하지만 회도 푸짐하다. 광어 2만5000원/3만5000원, 농어·도미 4만원/5만원, 해삼 1만5000원, 멍게 1만원.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밤 10시(주문은 오후 9시까지). 신용카드 사용 가능. (02)2267-6813

③ 광장시장 빈대떡집들을 보면 걱정이 된다. ‘맛 보고 가라’며 쉬지 않고 빈대떡 조각을 손에 쥐어 준다. 노점상 앞을 몇 번 왔다 갔다 하다 보면 공짜로 빈대떡 맛을 실컷 보게 된다. 아무튼 아주머니들이 쉴새 없이 빈대떡 반죽을 솥뚜껑만하게 펼치고, 기름 위에서 노릇노릇 지지고, 가위로 한 입 크기로 싹둑 싹둑 자르는, 그 빈틈없고 규칙적인 리듬을 지켜보면 절로 침이 꿀꺽 넘어간다. 순희네 빈대떡 사장 추정애(54)씨는 “빈대떡을 부칠 때는 절대로 꽉 누르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빈대떡은 1장에 4000원. 겉은 바삭바삭. 속은 촉촉하고 폭신폭신하다. 흥건한 기름기가 은근히 걱정 되면서도 역시 한 번 먹으면 멈출 수가 없는 별미. 식당은 오전 9시 30분~밤 12시(노점은 오전 8시~밤 9시까지) 영업. (02)2268-3344

④ “여기서 장사한 지 몇 년 되셨어요”, “몰라, 40년 됐나”, “처음엔 얼마였나요”, “한 그릇 50원, 국수 20원!”…. 귀여운 빨간 털모자를 쓴 원조 쌀·보리밥 권영문(75) 할머니에게서 돌아오는 투박한 대답들이 재미있다. 친절하게 손님을 맞고 혼자 온 단골이 심심치 않게 명랑한 입담을 펼치는 ‘마케팅 담당’은 딸 조향(48)씨다. ‘무제한 리필’ 보리밥에 국과 된장찌개까지 합친 가격은 착하게도 3000원.
보리와 쌀을 반씩 섞은 밥에 기타 재료를 마음대로 얹은 후 고추장과 참기름에 비벼먹는 뷔페 비빔밥이다. 배추김치·깍두기·멸치·파·고사리·콩나물·상추·무나물·돈나물·참나물· 부추…. 총 스물 두 가지. 입맛 따라 골라 넣으면 된다. 지게꾼들이 오며 가며 싼 값에 배 채우라고 개발된 메뉴라는데, 지금은 건강 채식으로 인기다. 영업 시간은 오전 8시~밤 10시. (02)2267-5478

⑤ 100년 된 광장시장에 ‘2대째 장사’는 흔하다. 할머니집 순대는 시어머니 한상임씨가 꾸린 맛집을 며느리 오인숙(58)씨가 이어 받은 경우다. ‘함경도 사람’에게 순대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는 한씨는 13년 전 ‘비법’을 며느리에게 전수하고 함께 장사를 해오다 2년 전 세상을 떴다. 쫄깃한 돼지 머리고기와 적당히 간이 밴 막창·대창 순대(한 접시 5000원)를 먹다 보면 동동주 한잔(1000원) 생각이 안 날 수 없다.
“울 어머님은 인심이 후해서 인기가 많았지. 덕분에 단골이 1000명이 넘어. 1960년대 가난한 대학생들은 순대에 술까지 잔뜩 먹고 어머님 졸고 계신 틈을 타 도망치고 그랬다지, 아마. 요즘도 가끔 돈 갚겠다는 아저씨들이 찾아오고 그래.” 영업시간은 오전 9시~밤 10시. (02)2274-1332

⑥ 사람마다 순대 취향이 제각각이겠지만, 광장시장 3시 50분 순대를 ‘내 인생의 순대’로 명명할 순대 마니아들이 분명히 있을 듯. 정확히 오후 3시 50분에 등장한다. 거대한 대야 속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가 가득 담겼다. 그 앞에 작은 도마를 놓고 앉은 이복자(60)씨는 “1976년부터 이 자리에서 장사를 했다”고 한다. 후추를 듬뿍 넣어 매콤하고, 순대의 사이즈가 빈약하지 않으면서도 찹쌀이 촘촘하게, 꽉꽉 들어차 씹는 순간의 만족감이 확실하다. 포장은 300g에 3000원, 400g에 5000원. 먹고 가면 1인분에 2000원. 국물은 없다. 아주머니가 간을 줄 때도 있고, 안 줄 때도 있다. 그래도 이왕이면 앉아서 먹고 가자. 순대 써는 아주머니 곁에 바짝 붙어 앉아(나무 의자가 너무 낮아 거의 시장 바닥에 앉는 수준. 그런데 그렇게 앉으니 시장 풍경이 달리 보인다) “난 이제 여기 순대 밖에 못 먹어”라며 찾아오는 단골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오후 7시면 영업 끝. 일요일은 쉰다.

⑦ “카, 먹다 보니 국물까지 후루룩 비워버렸네. 난 뜨끈뜨끈한 여기가 안방보다 좋은데…. 그래도 어여 자리 내줘야겠지?” 칼국수 한 그릇을 8분만에 뚝딱 잡수신 50대 아주머니 덕분에 간신히 자리가 비었다. 강원도 칼국수. 어깨를 맞댄 손님들은 은박 쿠션이 깔린 좁은 의자에 참새처럼 촘촘히 앉아 있다. 밥벌이의 지겨움과 세상사의 고단함을 시장 골목에 부려놓은 사람들. 3500원짜리 맛깔진 칼국수 한 그릇이 가져다 주는 짧고도 완전한 행복에 풍덩 빠진 듯 좁은 자리에도 즐거워 보인다.
이 집 칼국수는 국수 씹는 맛이 일품이다. 여섯 번, 일곱 번 열심히 빚은 밀가루 반죽을 나무 도마에서 쓱싹쓱싹 쓸어내는 주인 아주머니 김일내(62)씨의 ‘손맛’이 듬뿍 배어서 그렇단다. 담백한 국물과 어우러지는 상큼한 열무물김치도 맛깔스럽다. 오전 6시 30분~오후 8시, 일요일은 쉰다. (02)2269-1387

⑧ 먹자골목서 도자기상가 쪽으로 살짝 돌면 양념 돼지고기로 이름난 ‘남매등심’이 나온다. 메뉴는 동그랑땡(250g 8000원)과 꼼장어(200g 1만원) 단 두 개. ‘동그랑땡’은 양파·마늘즙과 고추장 등을 섞은 양념에 무친 얇은 목살 숯불 구이다. 간판에 대문짝만하게 써있는 ‘등심’은 메뉴에 없는데, 굳이 찾는 이들에게는 내주기도 한단다. 그런데 왜 가게 이름이 ‘남매 등심’? “아, 그게 남매목살, 남매목살…. 듣기에 좀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등심이라고 했어요. 남매등심, 남매등심…. 괜찮죠?” 양념 목살을 ‘동그랑땡’이라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에 누가 동그랗다고 농담처럼 ‘동그랑땡’이라고 했는데, 그냥 괜찮은 것 같아서”라는 주인 조태수(59) 아주머니의 설명이다. 이쯤 되면 “정말 남매가 하는 집인가요” 란 질문은 하나마나다. “그냥 듣기 정겨워서 붙인 이름이지, 뭐.”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밤 12시. 신용카드 사용가능. (02)2272-3034
▲ 광장시장 먹자골목 대탐방 / 김신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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